Notice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The World

프로젝트 A(1983). 본문

2023

프로젝트 A(1983).

39기린 2023. 2. 22. 00:19

성룡의 영화는 과거에는 취권1과 같은 무술 액션을 기반으로하여, 근대화가 되기전을 배경으로 한 일종의 무협소설 스타일의 영화와 폴리스 스토리를 필두로 한, 본격적으로 무술과 더불어 과감한 스턴트가 나오는 영화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프로젝트 A는 딱 그 코믹 무술 중심에서 지금의 성룡을 있게한 현대화된 스턴트 액션 영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제작된 영화이다. 그 때문인지 취권1부터 시작하여 한창 전성기를 달리기 시작한 시기의 성룡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없다. 성룡의 역사에 있어 꽤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영화만 아니었다면 안봤을 정도로. 

이 영화는 2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무엇을 말하려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마여룡이 소속된 해경이 해적 소탕이라는 임무를 번번히 실패한 끝에 명예를 잃고 해체하여 육경에 흡수되고, 그 이전에 육경과 시비가 붙어 패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해경쪽 인물의 고뇌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같이 패싸움을 하던 사람이 사실은 자신의 상관이라 갈등하다가, 폐급이나 다름 없는 자신의 해경 동료들이 육경이 되는 과정에서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고 전우애가 싹트고, 마여룡이 그걸 통해 악당을 물리치고 다시금 해경을 부활시키는, 그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봤을 법한 이야기는 이 영화에 전혀 없다.

해적 소탕 임무가 실패한 것에 높으신 분들의 음모가 있는것 같긴한데 사실은 이렇다 할 걸 보여주지 않고, 패싸움 하던 사람이 상관이긴 했는데 육경에 흡수된 이후로 별로 갈등을 하지도 않고, 폐급이었던 동료들이 훈련을 받기는 하는데 얘네들이 성장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없어졌던 해경은 주인공의 말 몇마디에 아무렇지도 않게 부활한다. 주인공이 중반에범죄자를 때려잡다가 상관이 말리자 경찰을 때려친다면서 갈등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이게 왜 중반이나 되서야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그 중반부나 되어서야 이 영화의 상징적인 씬인 자전거 추격씬과 시계탑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결국 경찰을 때려쳤던 마여룡이 말 한마디로 해경을 부활시키고 복귀하여 드디어 해적을 소탕하러 가기로 하는 때가 이 영화가 끝나기 30분전이다. 

본래부터 성룡 영화는 러닝타임이 대체로 다 2시간을 넘기지 않는데, 성룡의 다른 영화들은 그 시간안에 충분하게 이야기를 다 보여주는 반면 이 영화는 초반에는 취권1 시기의 영화에서 볼법한 코믹씬들이 많은데, 그마저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전혀 정리 안되어 있다보니 코믹씬에서 재미도 의미도 찾을 수가 없다. 진짜 수류탄 장면이나, 단체 샤워 장면을 코믹하게 그려냄으로써 폐급 해경들이 전우애가 싹트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긴 하다만, 전우애가 싹트고 있다는게 와닿지 않으니 코믹씬으로서의 기능도 못하는게 느껴진다. 중반부를 장식하는 자전거 추격씬은 자동차의 스피드 없이도 훌륭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다는건 증명했지만, 쓸데없이 길다. 코믹함을 살리기 위해 해경대장의 딸과 추격씬을 함께하긴 하는데, 그 추격씬 말고는 이렇다 할 장면이 아예 없다는 점에서 굳이 이런 인물은 없었어도 됐다. 시계탑 장면은 성룡의 상징과도 같은 스턴트씬이 나온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만... 이 중반부가 쓸데없이 너무 길어서 지루하다.

결국 30분 남은 결말 역시도 유야무야 넘어갈 수 밖에 없는건 당연하다. 해적집단이 엄청 거대하긴 한데, 납치됐던 영국인들은 너무나도 쉽게 구해주고, 백명은 족히 넘어보이는 해적들은 말 몇마디에 사방으로 흩어지고는 수류탄 몇방에 미등장. 해적두목과의 4대1 대결 장면은 합을 어떻게 맞췄을까 정말 감탄이 나오긴 하지만 처절하게 악당과 싸우고 처절하게 악당을 응징하는 이후 영화들의 성룡을 생각하면 너무 시시하게 끝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본래 이 영화는 3시간 이상으로 제작을 하려고 했었다 한다. 그렇다면 자전거 추격씬이 좀 과하게 길고, 주인공과 동료들이 뒤늦게 각성하는 것에도 이유가 된다고 보이지만 이 영화가 본래 목적대로 3시간 분량으로 만들어졌다 한들 지금의 평가에서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 영화가 있음으로 해서 흔한 홍콩 무술 영화에 코믹을 좀 곁들인 영화로 남을 뻔했던 성룡의 영화들이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성룡만의 영화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가지는 가치는 분명하다. 이 영화 이후 불과 2년만에 성룡 영화의 최고 걸작, 폴리스스토리가 나왔다는 것만으로 한번쯤 이 영화를 보는건 어떨까.

 

'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리남(2022).  (0) 2023.04.11
모범택시(2021).  (0) 2023.03.28
프로젝트 A2(1987).  (0) 2023.03.16
더 글로리(2023).  (0) 2023.03.15
우리동네 맘스터치.  (0) 2023.03.02